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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고 조사체계 부실… 의혹만 키운다

입력 : 2014-07-21 18:56:05 수정 : 2014-07-21 22: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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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위, 국토부 소속… 자율·독립성 보장 안돼 항공사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조사하는 기관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아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항공사고의 원인이 국가의 항공안전관리체계상의 취약점이나 관리·감독상의 과실일 때 조사위원회가 상위 기관인 국토교통부를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정부에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21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사고 및 준사고 건수는 총 118건에 이른다. 비행 1000만회당 평균 5.1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 사고로 34명이 목숨을 잃었고 369명이 다쳤다.

항공기사고 특성상 막대한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책임 규명과 사고 원인 분석이 끊임없이 요구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와 서울 삼성동 헬기 충돌 사고 등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부실한 조사 체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과 국제민간항공조약에는 조사위는 사법적·행정적 책임 부처와 분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사위가 국토부 산하 기관으로 돼 있어 국토부의 관리 책임 조사 시 공정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항공 관련자들의 업무를 감독하는 안전관리 조직과 관제서비스 제공 조직 등은 국토부 소속이어서 사고 발생 시 국토부도 피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광주 소방헬기 사고에서도 헬기가 경로를 이탈하고 도심에서 비행한 것에 대해 관제가 제대로 됐는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조사위는 관제교신기록 공개를 꺼리고 있다. 이에 대해 조사위의 한 관계자는 “교신자료를 일부 받았고 현재 취합 중이지만 해당 내용들이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앞으로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위가 국토부 소속이다 보니 예산과 인력도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고조사보고서를 채택하고 권고사항을 결정하는 조사위 위원 12인 중 상임위원 2명이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철도국장이며, 나머지 비상임위원 10명은 국토부 장관이 위촉해 구성된다. 일반직 직원 역시 국토부 공무원들이 순환근무하는 구조다.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조사위를 완전히 독립된 행정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대통령 산하 기관으로 이미 1974년 교통부로부터 완전 독립했다. NTSB는 교통부나 항공운영당국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개선 사항을 권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송주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조사위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항공사고조사 보장을 위해 국토교통부 실·국장의 조사위 상임위원 겸임 제한과 인사 독립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 산하 독립기관으로 분리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 장관이 사고조사 등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는 법률이 존재해 공정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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